신의 물방울을 보면 주인공 시즈쿠가 실타래를 뽑듯 와인을 디캔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믈리에 입장에서 그 모습을 보니 상당히 비 현실적이다. 신의 물방울 주인공 처럼 디캔팅을 하면 비싼 와인 바닥에 다 버릴 수 있다.

오늘은 디캔팅을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볼것이다.

디캔팅을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첫번째, 와인의 침전물을 걸러내기 위해.

두번째, 에어레이션을 통해 와인 향과 맛을 돋구기 위해.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디캔팅(Decanting)의 의미를 알아보자

디캔팅은 와인을 다른 용기에 옮겨 담는 행위이다. 와인을 디캔터에 옮긴 뒤 다시 병으로 옮겨 담기도 하는데 이렇게 두번 디캔팅을 하면 더블 디캔팅이라 한다. 

처음하면 어색하고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익숙해지면 금방 능숙하게 할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왜?? 디캔팅을 해야하는가 이다. 디캔팅을 하는 목적을 알고 해야 제대로된 효과를 볼 수 있다.

 

첫번째, 와인의 침전물을 걸러내기 위해.

화이트와인은 해당되지 않지만 레드와인의 경우 폴리페놀(Polyphenol) 화합물이 와인에 녹아있다. 이 화합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합되어 병의 바닥에 점차 쌓이게 된다. 대부분 오래 보관된 올드 빈티지 와인에서 발견 되는데 디캔팅 없이 마시다 보면 마지막 한잔을 따를 즈음 상당한 침전물이 딸려 나와 아주 텁텁한 맛을 느끼게 한다. 아까운 마지막 잔의 여운을 망칠 수 없으니 오래된 와인의 침전물을 거르기 위해 디캔팅을 한다.

 그리고 또 올드 빈티지 와인이 아니더라도 침전물이 있는 경우가 있다. 진하고 깊이감 있는 맛과 질감, 풍미를 위해 일부 와인 생산자들은 병입전 와인을 필터링 하지 않고 병입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와인의 경우 빈티지가 오래되지 않더라도 병안에 각종 침전물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경우 디캔팅을 하게 된다. 필터링을 하지 않은 와인은 백 레이블에 논 필터(Non-Filtered) 라고 표기 되어 있다.

 

두번째, 에어레이션을 통해 와인 향과 맛을 돋구기 위해.

와인은 신비로운 액체이다. 공기와 접촉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많은 퀄리티 와인들, 대략 와인샵에서 4만원 ~ 이상의 와인들의 경우 복합적이고 강한 구조감과 숙성 잠재력을 지녀 짧게는 3년 ~5년 혹은 10년, 15년, 20년 의 숙성 과정을 필요로 하는 와인들이 있다. 김치가 천천히 숙성 되었을때 맛이 좋듯 와인도 천천히 숙성되어 그 시음적기에 들어 왔을때 최상의 맛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긴 시간을 참지 못하고 마시게 된다면, 밋밋한 맛이 나거나 너무 터프한 맛을 보여주어 실망하게 된다.
 디캔팅은 이러한 숙성 잠재력을 지닌 와인을 조금 더 빠르게 깨우기 위해 필요하다. 디캔팅을 통해 와인의 넓은 면적 구석구석 공기와 접촉하게 되어 잠자고 있는 와인의 맛과 풍미를 깨워준다. 어떤 와인의 경우 터프한 맛이 부드러워 지고 맛과 향이 복합적으로 변하며, 어떤 와인은 처음에 밋밋하고 가볍던 맛들이 풍성해지고 질감도 탄탄하게 살아나기도 하다. 실제로 디캔팅을 했을 때와 안했을때의 차이는 상당하며 소믈리에로써 고객이 와인을 마실때 가장 최적의 맛과 컨디션에서 마실 수 있도록 와인의 스타일과 퀄리티, 빈티지를 계산해서 미리 디캔팅을 한다. 아주 정교하고 섬세한 전문적인 작업이다.

 

이렇게 디캔팅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와인의 스타일과, 퀄리티 등을 고려하여 디캔팅을 목적에 맞게 해야 참된 와인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는데.

와인을 디캔팅 하는 이유는 알겠는데 디캔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와인들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캔팅을 하지 말아야 하는 와인에 디캔팅을 하면 본연의 맛을 완전히 잃어 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된다.

 

다음 시간에는 디캔팅을 하면 안되는 와인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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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팅에서 샴페인도 와인의 한 종류이고 샴페인은 스파클링 와인이다라고 배웠다.

근데 "모든 스파클링 와인이 샴페인은 아니다" 라니 무슨 말인가?

스파클링 와인은 와인의 한 종류이고 샴페인으로 불릴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은 제한되어있다.

와인은 스타일에 따라 드라이와인, 스위트와인, 스파클링와인, 주정강화와인 으로 나뉠 수 있다. 각각의 분류에서는 또 화이트, 로제, 레드의 색상으로 분류 될 수 있다. 여튼 스파클링 와인은 탄산을 함유한 와인의 한 종류인데

어떤 스파클링 와인이 샴페인이라 불릴 수 있을까?

 

샴페인은 사실 와인 산지 이름이다. 프랑스의 Champagne(불어로 상파뉴) 지역을 영어식 발음으로 말한 것이다.

샴페인은 와인은 프랑스 상파뉴 지역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을 말한다. 정확히는 상파뉴 지역의 샴페인 와인에 대한 원산지보호명칭(AOP) 규정을 지켜서 생산된 와인만 불릴 수 있다. 이 규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Methode Traditionelle(전통방식을 의미, 과거에는 Methode Champagnoise로 일컬었지만 1994년 EU에 의해 변경) 방식으로 만들어야 한다. 고품질의 탄산과 특유의 효모(Yeast)에서 오는 향을 얻기 위해 일반적인 드라이 와인과 달리 병 안에서 다시한번 발효를 시키는 방식인데 상파뉴 지역 고유의 방식이다. 사실 이 전통방식의 원조는 따로있는데 이 부분은 다음에 다시 알아보자. (우리나라로 비유하자면 이천쌀이라는 이름을 달고 쌀이 납품되기 위해서 지자체에서 규정하는 품질 수준을 맞추어 생산하는 것이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샴페인 이외의 지역에서 전통 방식(Methode Traditionelle)로 만들어도 샴페인이라는 명칭을 달지 못하고 대신 크레망(Cremant)라는 명칭을 달아야 한다. 그리고 스페인에서는 카바(Cava), 이태리에서는(Spumante), 독일에서는 젝트(Sekt)라는 지역 고유의 명칭을 사용한다. 물론 각 명칭들도 각자의 규정에 따라 만들어져야 한다. 그 이외 지역의 와인들은 그저 스파클링 와인으로 불릴 수 있다.

 

 

상파뉴(Champagne) 지역은 스파클링 와인의 근본이라 할 수 있고 현재 전 세계의 와인 산지에서 고급 스파클링을 만들때 하나의 기준이 된다. 이것을 이해하기 위해선 상파뉴 전통 방식의 생산 과정을 이해해야 하는데 이것은 다음 시간에 알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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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들어 마트에서 와인을 사서 집에서 혼술하는 혼술족이 많아진 듯 하다.

혼자 먹기엔 와인 한 바틀(750ml)는 양이 많기도 하다.

이렇게 남은와인이 생기면 버리기엔 아깝고 어떻게 보관해야할지 모르겠다.

 

일단 와인을 오픈하게되면 가급적 하루안에 다 마시는게 좋다. 와인을 오픈하는 순간 공기와 접촉하게 되면서 산화반응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산화 반응과 함께 와인의 풍미는 사라지고 꿉꿉한 향과 함께 시큼한 향과 맛이 나게 된다. 이는 잘라놓은 사과가 갈변하면서 텁텁하고 시큼해지는 원리와 같다. 와인의 에탄올(Ethanol)은 아세트알데히드(Acetaldehyde) 로 변화면서 자극적인 향이 나게 되고 아세트산(Acetic Acid)이 증가하여 식초처럼 시큼한 맛이 나게 된다. 결국 와인은 일부의 프리미엄급 와인을 제외하고는 하루만 지나도 그 맛이 달라지고 2일 3일이 지나면 못먹을 정도로 맛이 변하게 된다.

 

그래도 와인을 보관 해야겠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와인의 산화를 그나마 늦출 수 있는 방법은 추가적인 공기를 막고 저온에서 보관하는 것이다. 와인을 코르크로 막고 냉장고에 보관하면 된다. 냉장고온도 정도의 저온에서는 화학작용이 조금이나마 늦춰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마실때에는 화이트 와인은 냉장고 온도에서 마시면 되지만 레드와인은 마시기전 20분정도 실온에서 두어 온도를 높여 마시면 된다. 그리고 아무리 냉장보관을 해도 3일 ~ 7일이 지나면 못먹을 와인으로 변하기 때문에 이 경우 조리용으로 사용하길 추천한다. (와인을 그냥 알콜이다 싶다면 코를 막고 그냥 마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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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성비 와인 갑! 1만원대와인
옐로우 테일, 쉬라즈

(Yellow tail, Shiraz)
호주, 뉴사우스 웨일즈

 

오늘은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있지만 초보자들 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와인을 소개하겠다.

편의점, 마트, 와인샵 곳곳에서 너무나 찾기 쉬운 와인이다. 가격도 저렴한와인이라 접근하기 쉽다 할 수 있다. 물론 많이 알려진 만큼 애호가들 사이에서는 싸구려(?) 와인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초보자들이 데일리와인으로 마시기 좋은 와인이다.

 

옐로우 테일(Yellow tail) 은 Casella Family 와인 회사의 브랜드 이름이고 쉬라즈(Shiraz)는 세계적인 메이저 레드품종이다.

호주하면 쉬라즈, 쉬라즈하면 호주라 할 정도로 쉬라즈로 만든 레드와인은 호주의 특산품이라 할 수 있다.

 

소믈리에's 큐레이션 썰

무엇보다 옐로우 테일 쉬라즈는 마시기 쉬운 와인이다. 이것이 옐로우 테일 생산자의 철학이다. "Easy to drink" 어렵지 않은 와인, 누구나 쉽게 마실수 있는 와인. 그래서인지 와인 라벨에 친근함이 느껴지는 캥거루가 유난히 눈에 띈다. 호주의 포도밭에는 캥거루, 왈라비가 뛰어 노는걸 심심찮게 볼수 있다. 포도와 친숙한 캥거루와, 사람들과 친숙한 캥거루 이러한 이미지가 와인에 반영되는 듯하다. 맛에서도 과실향이 풍부하고 목넘김이 좋기 때문에 초보자들이 와인에 친숙해지기 좋다. 옐로우 테일에 익숙해지면 점차 조금씩 높은 가격대의 호주 쉬라즈에 도전한다면 가격대별 와인의 퀄리티가 다름을 느낄 수 있고 점차 복합적인 와인의 매력에 빠져들 것이다.

 

소믈리에's 테이스팅 노트

옐로우 테일은 기본에 충실한 와인이다. 쉬라즈 품종의 본래 진한 블랙베리, 자두의 과실향과 검은후추, 팔각 같은 향신료, 유칼립투스의 상쾌함이 고스란히 표현 되어있다. 풍성한 과실향과 심플하지 않은 복합미가 느껴져 향에서 부터 기분이 좋다. 무엇보다 이 와인의 강점은 목넘김이다. 초보자들은 대게 레드와인의 떫은맛(탄닌 성분) 때문에 와인을 어렵게 생각한다. 하지만 옐로우 테일 쉬라즈는 탄닌이 굉장히 매끄럽고 부드럽다. 또한, 과실향과 함께 풍성한 질감과 약간의 잔당이 느껴져 마시는데 편안함이 느껴진다. 전반적인 밸런스와 입안에서 괜찮은 구조감을 가지고 있어 와인자체로도 좋지만 돼지, 소, 양 등의 육류와 잘 어울리고 약간의 브라운 소스가 가미된 등심 스테이크나 프레쉬 민트나 민트 젤리가 곁들여진 양고기와도 너무나 잘 어울린다.

 

소믈리에's 생생 와인정보

품종은 쉬라즈(Shiraz)품종이 사용되었다. 프랑스 남부에서 주로 생산되는 시라(Syrah)와 유전적으로 동일한 품종인데 마찬가지로 세련된 남성미가 느껴지는 레드품종이다. 호주의 쉬라즈는 프랑스보다 좀 더 진하고 잘 익은 블랙베리류의 과실향을 표현하고 호주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유칼립투스의 시원함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이다.

저렴한와인에 속하기 때문에 라벨에도 지역명칭이 호주, 뉴 사우스 웨일즈로 표현되고 더 작은 세부적인 지역은 나와있지 않다.(바로사밸리 Barossa Valley 같은 세부지역이 표기되면 좀더 퀄리티 좋은와인.) 이로써 예측컨데 주로 와이너리가 속한 New South Wales 전역에서 재배된 포도를 사용하여 양조 했을 것이다. 그만큼 적당하지만 기본이상의 퀄리티를 가진 포도를 자유롭게 사용하여 일관성있는 옐로우 테일만의 캐릭터를 담을수 있다고 생각한다.

 

소믈리에's 와이너리 탐구

옐로우테일 와이너리는 호주 뉴사우스웨일즈(New South Wales)에 위치해 있다. 호주 전역을 통틀어 뉴사우스웨일즈는 호주의 최대 와인 생산지이다.

1957년 Casella 부부는 이태리 남부의 섬 시칠리아에서 호주로 이민을 오게된다. 1969년 Casella 와이너리가 탄생 하였는데 설립 초기부터 부부의 철학은 가족과 친구들은 불러 어떠한 순간에도 마실수 있는 접근성 쉬운 와인을 만드는 것이었다. 2001년 비로소 '엘로우 테일'이라는 브랜드가 탄생하였고 첫해 부터 미국시장에서 200,000 케이스가 판매되면서 가성비 데일리 와인으로 인정받게 되었다.

 

와인을 시작하고 싶지만 어렵다면 당장 편의점에 가서 옐로우 테일 쉬라즈를 한병 구매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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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지난번 레스토랑에서 우연히 마신뒤 반했던 뉴질랜드 말보로 지역의 2019년산 킴크로포드 소비뇽블랑(Kim Crawford, Sauvignon Blanc)을 다시 마시고 싶어 집앞 ㅇㅇ마트 와인코너로 향했다. 하지만 왠걸? 당연히 있을줄만 알았던 킴 크로포드, 소비뇽 블랑은 없고 처음보는 뭔지 모를 와인들만 즐비해 있다. 당황스러운 순간이다. 이때 어떻게 해야할까?

 

물론 내가 마셨던 킴크로포드와 100% 일치하는 와인을 찾진 못하지만, 85%이상 비슷한 스타일의 와인은 무조건 마트에서 찾을 수 있다.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와인 라벨에는 와인의 생산자, 지역, 품종, 빈티지가 표기 되어있다.

90% 일치하는 와인을 찾길 원한다면, 생산자는 다르지만 같은 빈티지, 지역, 국가, 품종의 와인을 찾으면 된다.

85% 일치하는 와인을 찾길 원한다면, 생산자, 빈티지는 다르지만 같은 지역, 국가, 품종의 와인을 찾으면 된다.

80% 일치하는 와인을 찾길 원한다면, 생산자, 빈티지, 지역은 다르지만 같은 국가, 품종의 와인을 찾으면 된다.

70% 일치하는 와인을 찾길 원한다면, 생산자, 빈티지, 지역, 국가는 다르지만 같은 품종의 와인을 찾으면 된다.

퍼센테이지로 나타낸 값들은 필자가 임의로 정량화한 것이기 때문에 해당 조건을 맞추었을때 표기한 수치와 완벽히 동일하지 않겠지만, 충분히 비슷한 와인을 선택할 감은 잡을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ㅇㅇ마트에 없는 킴크로포드, 소비뇽 블랑 대신에 비슷한 와인을 찾기로했다. 최대한 비슷한 와인을 찾기위해 생산자(킴크로포드)의 와인은 아니지만 같은 2019년산 뉴질랜드의 말로보(Malborough)지역 소비뇽 블랑 품종으로 만든 와인을 선택했다. 생산자는 머드 하우스(Mud House)이다.

물론 생산자 고유의 생산 방식과 철학에 따라 와인맛이 약간 다를수 있고 생산자가 소유한 포도밭의 위치(경사, 평지, 남향, 동향, 북향, 고도 등)에 따라 포도의 퀄리티와 맛이 달라질 수 있지만 빈티지, 지역, 국가, 품종 하나하나 디테일한 부분이 일치 할 경우 비슷한 느낌을 얻을 수 있다.

물론 품종만 일치하더라도 품종 고유의 캐릭터는 살아있기 때문에 어느정도 비슷한 늬앙스를 느낄 수 있다.

 

**추가적인 팁!

유럽 지역의 경우 원산지 법적 규정에 따라 생산지 별로 허용되는 품종이 정해져 있고 특산품 처럼 특정 품종들을 사용하기 때문에 라벨에 품종 표기가 없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서 와인 라벨에 표기된 지역 이름을 검색해서 찾아보고 해당 지역에서 어떤 품종이 주로 생산되는지 알아보면 좋다. 아니면 비비노 같은 사이트에 내가 마신 와인을 검색해서 지역과 품종을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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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토랑에서 한번 쯤 와인을 주문해본 사람들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소믈리에가 와인을 오픈하고 난뒤 "고객님 테이스팅 부탁드리겠습니다."

와인을 제대로 마셔본적이 없고 그냥 평소에 마트에서 와인을 사서 즐기기만 하던 나에게 굉장히 불편한 상황일 것이다.

'테이스팅?? 이게 뭐지... 왜 해야하지..???' 궁금증과 함께 어찌할바를 몰라 "그냥 주세요~" 이러고 만다.

 

소믈리에로 일하던 나에게도 아주 흔한 장면이었다. 10명중 9명은 테이스팅을 권하면 굉장히 뻘줌해하고 당황해하고 그냥 테이스팅 절차를 생략하고 마신다. 하지만 와인 문화에서는 테이스팅은 필수적이다.

테이스팅 왜 해야할까?
와인의 문제가 있다면 정당하게 교환을 요청할 수 있다.

레스토랑에서 와인주문시 하는 테이스팅은 전문가들이 하는 테이스팅과 다른 개념이다.

전문가들이 하는 테이스팅은 와인의 품질을 평가하기 위한 테이스팅이고, 레스토랑에서 고객들이 하는 테이스팅은 와인의 결함을 판단하는 과정인 것이다. 고객은 와인의 코르크의 상태(외관, 향)와 와인을 잔에 따른 뒤 느껴지는 향과 맛에서 문제가 있는지 스스로 판단한 뒤 문제가 없다면 그대로 마시겠다는 의사를 표현한다. 만약 문제가 있을경우 소믈리에에게 문제가 있음을 알리면 소믈리에가 알아서 와인의 컨디션을 다시 체크하고 교환해 줄 것이다. 마음약한 분들은 레스토랑을 생각해서 그냥 마시겠다는 분들이 있는데, 확실한 결함이 있는 와인은 소믈리에가 거래처에 교환을 요청할 테니 서슴없이 얘기를 해도 좋다.

 

**여기서 주의할점. 앞서 말했든 고객이 테이스팅하는것은 결함을 판단하는것이지 마음에 들지 않을시 품목 변경을 요청하는 것이 아니니 마셔보니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교환되나요?" 라는 무례한 질문은 하지 말자. 장난으로라도 무례할 수 있고 함께온 사람들이 창피해지는 상황이 연출될 것이다. 내가 판단해서 주문을 했든 소믈리에가 추천을 해주었든 와인을 최종적으로 선택한 책임은 고객에게 있으니 주문전 소믈리에와 충분히 이야기를 나눈뒤 와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면 와인의 결함은 어떻게 판단할까?

먼저 와인의 결함에도 여러 원인에 따른 종류도 다양하다.

하지만 가장 일반적이면서 일반사람들이 가장 잘 판단할 수 있는 2가지 결함에 대해 설명하겠다.

'코르크 오염(Cork Taint)', '열화(Heat Damage)' 이 두가지가 가장 대표적인 와인의 결함이다.

 

먼저 코르크 오염(Cork Taint)은 불어로 부쇼네(bouchonné)라고 하며 영어로 코르키(corky)라 한다. 코르크 오염은 외관으로는 거의 판단하기 힘들고 코르크 향을 맡았을때 확실하게 느껴진다. 대표적으로 젖은 신문지 냄새, 꿉꿉한 곰팡이 냄새가 나는 지하실, 젖은 옷, 꿉꿉한 코르크 향이 나고 맛에서도 다른 과실 풍미는 나지않고 코에서 나던 꿉꿉한 향들만 느껴지고 산미도 텁텁하게 느껴진다. 부쇼네(코르키)는 2,4,6-trichloroanisole (TCA), 2,4,6-tribromoanisole (TBA) 이 두가지 화합물이 와인에 생성되었을때 발생한다. 또 두가지 화합물이 발생하는 원인은 곰팡이가 레드 와인의 대표적 성분인 페놀 화합물(Phenolic Compounds)과 작용하여 발생한다. 이 현상은 와인이 상해서 몸에 헤로운 작용을 하는것은 아니고 그저 불쾌한 느낌만 전달할 뿐이다. 이러한 코르크 오염의 원인은 코르크를 만들때 코르크 나무 자체에 곰팡이가 서식할 경우 그 나무로 코르크를 만들면 발생하고, 와이너리 자체에 서식하던 곰팡이가 원이이 될 수도 있다.

 

두번째로 열화(Heat Damage)는 와인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이다.

말 그대로 열에 의해 와인이 손상을 입은 것이다. 코르크 오염 만큼 흔하진 않지만 마트에서 구매하고 집에서 와인을 보관하거나 더운 여름 차안에 와인을 두었을때 처럼 일상에서 자주 발생한다. 여튼 레스토랑에서 마시는 와인은 대부분 유통과 보관 과정에서 관리가 잘 되기 때문에 쉽게 발견되진 않지만 심심찮게 발견되는 문제이다.

와인이 섭씨 21도 이상에서 장기간 보관될 경우 최적의 보관온도인 서늘한 (11도-12도) 환경에서 보관되는 와인에 비해 와인의 맛이 빠르게 퇴화한다. 쉽게 생각하면 20년 숙성될 수 있는 와인이 5년 안에 20년 보관된 산화 느낌을 가지게 된다.(물론 단기간에 익는것이 좋은것은 아니다. 실온에 보관된 김장김치를 생각해 봐라) 그리고 와인이 섭씨 27도 이상에서 보관될 경우 수시간 내로 와인이 코르크 옆으로 점점 끓어 오르고 맛과 향이 변질된다. 열화의 경우 코르크의 외관에서도 쉽게 판단 될수 있다. 코르크가 일반적으로는 끝 부분만 젖어 있어야 하는데 코르크의 몸통의 중간 혹은 끝까지 젖어 있을 경우, 심하게는 넘쳐 흘러 와인병 입구 부분에 끈적끈적하게 와인이 굳어 있다.(이렇게 외관에서 결함이 의심되면 제대로된 소믈리에라면 문제가 있을수 있으니 테이스팅을 해보고 정확히 확인해 봐도 될지 알아서 요청할 것이다.)

그리고 맛에서도 과실향이 거의 느껴지지 않고 떫고 시큼한 산미가 느껴질 것이다.

 

와인 테이스팅에대한 개념을 좀더 심어 주기 위해 와인 테이스팅 절차를 정석대로 설명하자면.

 

1. 소믈리에에게 와인을 주문한다.

2. 소믈리에는 와인을 오픈하고 코르크상태(향, 외관) 을 판단 후 문제가 없다면 소믈리에 본인이 직접 테이스팅을 하고 와인의 결함이 있는지 판단한다. (하지만 한국은 와인 문화에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소믈리에가 본인이 직접 테이스팅을 해도 되는지 물어볼 것이다.)

3. 일단 소믈리에가 코르크를 올려놓으면 코르크의 외관을 확인하고, 와인 테이스팅을 권하면 와인을 가볍게 스월링후 향을 맡아보고 맛을 보며 위에서 말한 결함들이 느껴지는지 판단하면 된다.

4. 문제가 있으면 소믈리에에게 문제가 있는것 같으니 다시 확인해 달라 요청한다.

5. 소믈리에가 와인을 교환해서 다시 서비스 한다.

 

만약 본인이 스스로 판단하기 어렵다면 "소믈리에가 직접 확인해주세요." 라고 요청하면 된다.

 

하지만 문제는 소믈리에의 역량과 자질인데. 제대로된 소믈리에라면 와인을 오픈하고 코르크 향을 맡아보는 것 만으로 의심을 하고 고객에게 먼저 와인의 상태가 의심되니 본인이 테이스팅 해보겠다고 요청하겠지만. 와인에 대한 지식이 없는 웨이터나 양심이 없는 웨이터라면 와인 테이스팅 조차 권하지 않고 와인의 문제가 있는지도 모르고 와인을 따를 것이다. 그렇기에 스스로 와인을 테이스팅 하는 법을 익히고 와인이 결함이 있을경우 어떤것들이 느껴지는지 공부하는 것이 좋다.

 

이렇게 와인을 테이스팅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 보았고 어떻게 어떤것들으르 판단해야 하는지 알아보았다.

이로써 좀더 와인을 품격있게 마실수 있게 되었고 레스토랑에서 자신감있게 테이스팅을 하며 와인에 대한 교양을 좀 더 뽐낼 수 있다. 와인 테이스팅을 품위있게 예의있게 진중하게 한다면 소믈리에도 감탄하여 좀더 품격 높은 서비스로 보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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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잔은 세제를 사용하지 말고 뜨거운 흐르는 물로 닦아라. 이것은 잘못된 와인 상식이다.

와인잔을 집에 구비해서 와인을 마시는 애호가들과 와인 초보자들은 와인잔을 닦을 때 일반 물잔처럼 닦으면 될지 아니면 특별한 방법으로 닦아야 할지 궁금하여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검색해 봤을 것이다.

그러면 와인잔을 닦는 방법에 대해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대부분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고있다. "와인잔은 향에 아주 예민한 와인이기 때문에 세제를 이용해서 닦으시면 안됩니다! 뜨거운 흐르는 물로 닦아주셔야 되요!!" 이렇게 와인잔을 세제로 닦으면 큰일 날 것처럼 강조해서 얘기한다. 일리는 있지만 절대로 틀린 말이고 소믈리에 현직으로 일하는 필자로써는 화가 치미는 말이다.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는 가짜 전문가를 조심하자. 필자는 레스토랑 현장에서 와인잔만 몇만잔 닦아 봤다. 그래서 얘기하자면...

 

와인은 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더욱 더 세제를 사용해 청결하게 닦아주어야 한다.

와인만 마시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우리는 와인을 마실때 음식과 함께 먹는다. 그러다 보면 와인잔 입구 전체를 돌려가며 입술자국과 함게 음식물, 기름을 묻혀놨을거다. 특히 와인잔 안에도 기름이 둥둥 떠다닐것이다. 특히 스테이크나 고기류를 먹으면 상황은 심각하다. 이런 기름띠를 단지 뜨거운물로 닦고 싶은가? 기름이 닦일것인가? 묻고싶다. 가정일을 하면서 설겆이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기름은 단순히 뜨거운 물만으로 쉽게 안닦인다. 와인잔 입구에는 기름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을텐데 여기에 다시 와인을 마시고 싶은가? 행여나 보이지 않더라도 잔 내부에 기름이 그대로 남아있을텐데 말려진 기름잔에 와인을 마시고 싶은가?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기름은 물로 분해되지 않는다. 세제 부드러운 스폰지 수세미에 묻혀 거품을 내고 잔 입구 부분을 잔이 깨지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 빡빡 닦아주고 잔 내부도 부드럽게 돌려 닦아주자. 그러고 난뒤 미지근한 흐르는 물로 충분히 헹구어 주자. 그러면 아주 깨끗하게 와인잔을 닦을수 있다. 이때 세제는 최대한 향이 없는 세제를 사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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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업계의 전문가로써 일하다보니 가까운 지인들에게 많이 듣는 질문이 있다.

"초보자가 마시기 좋은 와인 추천좀 해줘!" 손님들에게도 많이 듣는 질문이기도하다.

이런 질문이 생각보다 어려운 질문이다. 왜냐하면 한해 국내에 수입되는 와인 종류만 해도 2만개가 넘고 우리가 와인을 사기위해 방문하는 와인숍, 마트에 풀리는 와인은 그것의 절반정도 밖에 되지 않을것이다.

그중에 특정한 와인명을 추천해서 말한다는것은 쉽지 않다. 어느동네 마트에 어떤와인이 있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보자가 마시기 좋은 와인을 위한 현실적인 팁은.

와인의 스타일을 찾아라이다.

와인의 스타일이라면 크게는 화이트, 레드, 로제, 스파클링, 스위트, 주정강화 와인이 될것이고.  작게는 품종, 국가, 특정마을, 특정 포도밭, 양조법에 따른 법적 규정이 될것이다.

 

그중에 물론 초보자가 마시기 좋은 스타일은 ( 가성비 위주 )

 

스위트 스파클링 - 이태리 - 아스티(Asti) 지역 - 모스카토(Moscato) 품종   : aka. 모스카토 다스티 (Moscato d'Asti), 약발포성의 스위트 화이트 와인으로 부담스럽지 않은 감미로는 당도와 통통튀는 과실향과 장미향이 향기롭다.

 

드라이 스파클링 - 스페인 - 카바 (Cava) - 지역품종 블렌딩  : 구매처에서 스페인 카바를 문의하면 된다. 드라이 하지만 감귤류의 산뜻한 과실향과 산미가 기분좋은 스타일로써 와인자체로도 좋지만. 샐러드, 애피타이저 등 가벼운 요리와 잘어울리고 산미가 좋기 떄문에 기름진 한국 음식과도 잘 어울리고 삼겹살 또는 스테이크와 곁들여도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기 떄문에 언제나 좋은 선택이다.

 

드라이 or 미디움 스위트 화이트 - 독일 - 모젤(Mosel) 지역 - 리슬링(Riesling) 품종  : 독일은 수확한 포도의 당도에 따른 등급이 있는데 카비넷(Kabinett), 슈페트레제(Spatlese) 등급으로 찾으면된다. 그 이상의 등급은 단맛이 느껴질수 있고, 가격이 높아진다. 특유의 산미와 미네랄이 아주 좋아 누가 마셔도 기분좋게 느껴질 수 밖에 없다. 생산자의 스타일에 따라 아주 약간의 당도가 있는 경우가 있는데 그럴경우 오히려 산미와 당도의 균형으로 또 다른 맛의 즐거움이 느껴진다.

 

드라이 화이트 - 뉴질랜드 - 말보로(Malborough) 지역 - 소비뇽 블랑(Sauvignon Blanc) 품종 : 소비뇽 블랑은 향이 강렬한 아로마틱한 품종중에 하나로 뉴질랜드 지역에서 자란 포도들은 좀더 특유의 캐릭터를 강력하게 뿜어낸다. 향이 강하다 해서 부담스럽진 않고 뉴질랜드의 푸른 자연이 떠오르는 푸른 허브, 잔디 향이 은은히 풍기며 감귤, 열대과실의 향이 풍부하게 느껴지기에 초보자가 먹었을때 색다르게 기분좋게 느껴질수 있는 와인이다. 

 

드라이 레드 - 스페인 - 리오하(Rioja) 지역 - 템프라니오(Tempranillo) 품종 : 템프라니오 품종은 고급스럽게 양조하면 아주 터프하고 강력한 미감을 가진 스타일이 될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초보자가 먹기에도 편안한 미감을 가지고 있다. 터프하지 않고 부드러우며 검붉은 과실의 풍부함을 느낄 수 있고 지방 특유의 오크통 숙성으로 부드러운 바닐라, 토스트, 커피 등의 향신료향이 기분좋게 느껴지는 와인이다. 버터와 함께 팬프라이한 스테이크와 더할 나위 없다.

 

드라이 레드 - 아르헨티나 - 멘도자(Mendoza) 지역 - 말벡(Malbec) 품종 : 초보자들이 흔히 레드와인이 어렵다 느껴진다면 그것은 레드와인의 터프하고 입안을 떫게 만드는 탄닌 성분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중저가 아르헨티나 말벡 품종은 초보자가 먹기에도 굉장히 부드럽고 풍부한 과실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스테이크와 잘 어울리고 한국식 고기 요리와 잘 어울릴 것이다.

 

와인을 구매할때 위에 한글명 옆 괄호안의 단어들( EX) Mendoza, Malbec )이 라벨에 100% 나타난다면 어느정도 품질이 보장되는 와인이다. 

이정도의 스타일만 마셔보며 와인에 익숙해 진다면 그 다음에는 더 큰 스펙트럼의 와인들을 즐기는데 어렵지 않을것이다. 

요즘 시장에 싸구려와인이 과대 포장되어 나오는 경우가 있어 안타깝지만 위에 추천한 와인의 스타일만 따라 간다면 와인을 선택하는데 실패할 일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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