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물방울을 보면 주인공 시즈쿠가 실타래를 뽑듯 와인을 디캔팅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소믈리에 입장에서 그 모습을 보니 상당히 비 현실적이다. 신의 물방울 주인공 처럼 디캔팅을 하면 비싼 와인 바닥에 다 버릴 수 있다.

오늘은 디캔팅을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볼것이다.

디캔팅을 하는 이유는 크게 2가지가 있다.

 

첫번째, 와인의 침전물을 걸러내기 위해.

두번째, 에어레이션을 통해 와인 향과 맛을 돋구기 위해.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디캔팅(Decanting)의 의미를 알아보자

디캔팅은 와인을 다른 용기에 옮겨 담는 행위이다. 와인을 디캔터에 옮긴 뒤 다시 병으로 옮겨 담기도 하는데 이렇게 두번 디캔팅을 하면 더블 디캔팅이라 한다. 

처음하면 어색하고 쉽지 않은 작업이지만 익숙해지면 금방 능숙하게 할수 있다. 하지만 중요한것은 왜?? 디캔팅을 해야하는가 이다. 디캔팅을 하는 목적을 알고 해야 제대로된 효과를 볼 수 있다.

 

첫번째, 와인의 침전물을 걸러내기 위해.

화이트와인은 해당되지 않지만 레드와인의 경우 폴리페놀(Polyphenol) 화합물이 와인에 녹아있다. 이 화합물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결합되어 병의 바닥에 점차 쌓이게 된다. 대부분 오래 보관된 올드 빈티지 와인에서 발견 되는데 디캔팅 없이 마시다 보면 마지막 한잔을 따를 즈음 상당한 침전물이 딸려 나와 아주 텁텁한 맛을 느끼게 한다. 아까운 마지막 잔의 여운을 망칠 수 없으니 오래된 와인의 침전물을 거르기 위해 디캔팅을 한다.

 그리고 또 올드 빈티지 와인이 아니더라도 침전물이 있는 경우가 있다. 진하고 깊이감 있는 맛과 질감, 풍미를 위해 일부 와인 생산자들은 병입전 와인을 필터링 하지 않고 병입하는 경우가 있다. 이러한 와인의 경우 빈티지가 오래되지 않더라도 병안에 각종 침전물이 쌓여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경우 디캔팅을 하게 된다. 필터링을 하지 않은 와인은 백 레이블에 논 필터(Non-Filtered) 라고 표기 되어 있다.

 

두번째, 에어레이션을 통해 와인 향과 맛을 돋구기 위해.

와인은 신비로운 액체이다. 공기와 접촉하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다양한 면모를 보여준다. 많은 퀄리티 와인들, 대략 와인샵에서 4만원 ~ 이상의 와인들의 경우 복합적이고 강한 구조감과 숙성 잠재력을 지녀 짧게는 3년 ~5년 혹은 10년, 15년, 20년 의 숙성 과정을 필요로 하는 와인들이 있다. 김치가 천천히 숙성 되었을때 맛이 좋듯 와인도 천천히 숙성되어 그 시음적기에 들어 왔을때 최상의 맛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긴 시간을 참지 못하고 마시게 된다면, 밋밋한 맛이 나거나 너무 터프한 맛을 보여주어 실망하게 된다.
 디캔팅은 이러한 숙성 잠재력을 지닌 와인을 조금 더 빠르게 깨우기 위해 필요하다. 디캔팅을 통해 와인의 넓은 면적 구석구석 공기와 접촉하게 되어 잠자고 있는 와인의 맛과 풍미를 깨워준다. 어떤 와인의 경우 터프한 맛이 부드러워 지고 맛과 향이 복합적으로 변하며, 어떤 와인은 처음에 밋밋하고 가볍던 맛들이 풍성해지고 질감도 탄탄하게 살아나기도 하다. 실제로 디캔팅을 했을 때와 안했을때의 차이는 상당하며 소믈리에로써 고객이 와인을 마실때 가장 최적의 맛과 컨디션에서 마실 수 있도록 와인의 스타일과 퀄리티, 빈티지를 계산해서 미리 디캔팅을 한다. 아주 정교하고 섬세한 전문적인 작업이다.

 

이렇게 디캔팅을 하는 이유에 대해서 알아 보았다.

와인의 스타일과, 퀄리티 등을 고려하여 디캔팅을 목적에 맞게 해야 참된 와인의 맛을 느낄 수 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고려사항이 있는데.

와인을 디캔팅 하는 이유는 알겠는데 디캔팅을 하지 않아도 되는 와인들에 대해서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디캔팅을 하지 말아야 하는 와인에 디캔팅을 하면 본연의 맛을 완전히 잃어 버리는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된다.

 

다음 시간에는 디캔팅을 하면 안되는 와인에 대해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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