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잔은 세제를 사용하지 말고 뜨거운 흐르는 물로 닦아라. 이것은 잘못된 와인 상식이다.

와인잔을 집에 구비해서 와인을 마시는 애호가들과 와인 초보자들은 와인잔을 닦을 때 일반 물잔처럼 닦으면 될지 아니면 특별한 방법으로 닦아야 할지 궁금하여 인터넷이나 유튜브에 검색해 봤을 것이다.

그러면 와인잔을 닦는 방법에 대해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대부분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고있다. "와인잔은 향에 아주 예민한 와인이기 때문에 세제를 이용해서 닦으시면 안됩니다! 뜨거운 흐르는 물로 닦아주셔야 되요!!" 이렇게 와인잔을 세제로 닦으면 큰일 날 것처럼 강조해서 얘기한다. 일리는 있지만 절대로 틀린 말이고 소믈리에 현직으로 일하는 필자로써는 화가 치미는 말이다. 잘못된 정보를 알려주는 가짜 전문가를 조심하자. 필자는 레스토랑 현장에서 와인잔만 몇만잔 닦아 봤다. 그래서 얘기하자면...

 

와인은 향에 민감하기 때문에 더욱 더 세제를 사용해 청결하게 닦아주어야 한다.

와인만 마시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우리는 와인을 마실때 음식과 함께 먹는다. 그러다 보면 와인잔 입구 전체를 돌려가며 입술자국과 함게 음식물, 기름을 묻혀놨을거다. 특히 와인잔 안에도 기름이 둥둥 떠다닐것이다. 특히 스테이크나 고기류를 먹으면 상황은 심각하다. 이런 기름띠를 단지 뜨거운물로 닦고 싶은가? 기름이 닦일것인가? 묻고싶다. 가정일을 하면서 설겆이를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기름은 단순히 뜨거운 물만으로 쉽게 안닦인다. 와인잔 입구에는 기름 자국이 그대로 남아있을텐데 여기에 다시 와인을 마시고 싶은가? 행여나 보이지 않더라도 잔 내부에 기름이 그대로 남아있을텐데 말려진 기름잔에 와인을 마시고 싶은가?

 

상식적으로 생각하자. 기름은 물로 분해되지 않는다. 세제 부드러운 스폰지 수세미에 묻혀 거품을 내고 잔 입구 부분을 잔이 깨지지 않을 정도의 힘으로 빡빡 닦아주고 잔 내부도 부드럽게 돌려 닦아주자. 그러고 난뒤 미지근한 흐르는 물로 충분히 헹구어 주자. 그러면 아주 깨끗하게 와인잔을 닦을수 있다. 이때 세제는 최대한 향이 없는 세제를 사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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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와인 지식을 겸비하고 와인을 정말 많이 마셔본 애호가들이 심심찮게 하는 말 들이 있다.

"친구들과 약속이 있는데 친구 놈들은 와인을 잘 몰라서 그냥 저렴한 와인 가져가야겠어~"

이 사실을 모르는 친구는 서운함도 못느낄거다.

하지만 서운하게도 와인업계에서 전문적으로 일하는 필자도 이 사실에 공감한다.

백만가지 향을 가진 아무리 비싼 와인도 맛을 못느끼면 몇천원 짜리 조리용 와인과 다를게 없다.

그만큼 와인을 마시는 사람의 테이스팅 능력에 따라 와인의 진정한 가치는 달라질 수 밖에 없다.

 

와인의 진정한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몇가지 테이스팅 기술을 연재하고자 한다.

오늘은 와인잔을 스월링하는 이유에대해 알아보자. (스월링 하는법은 다음에 포스팅에 연재한다.)

 

맛도 맛이지만 와인잔을 멋지고 자연스럽게 돌리면 모임에서 아주 우아하게 보일 수 있고 와인을 잘 아는 것처럼 보인다.

또, 레스토랑에서 테이스팅을 할 때 스월링을 아주 자연스럽게 한다면 소믈리에는 감탄하고 상대방을 무시할수 없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 스월링을 해야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와인이 가진 다양한 향을 느낄수 있는데에 있다. 와인의 향(풍미)는 와인에서 느껴야 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정확하게 스월링을 통해 얻을 수 있는 테이스팅 효과는 무엇이 있을까?

 

1. 와인의 향을 증폭시킨다.

2. 공기와 접촉하며 잠자던 와인을 깨우고 밸런스를 맞춰준다. (디캔팅 효과)

 

크게 이렇게 두 가지이다.

디테일하게 알아보자.

 

1. 와인의 향을 증폭시킨다.

와인잔을 스월링 했을 때와 안했을 때의 차이를 알기 위해 바로 한번 시도해봐라. 와인잔을 돌리지않고 향을 맡을 때를 정지향이라 하는데 이때의 정지향과 와인잔을 스월링 한 후 바로 향을 맡고 느껴지는 향의 복합성이 어떻게 다른지를.

와인이라는 액체에는 와인의 향을 구성하는 다양한 화합물이 존재한다. 간단한 예로 Monoterpenes : 꽃과 감귤향 / Pyrazines : 채소류의 푸른향 / Vanillin : 바닐라, 계피, 커피 등의 고소한 향신료 향. 이 외에도 더 많은 향 화합물이 있는데 이러한 향 화합물들은 알코올의 기화와 함께 발산된다. 이러한 원리로 스월링을 하면 와인은 잔의 벽을 따라 넓게 퍼져 돌며 공기와 더 넓게 접촉한다. 그리고 알코올의 기화가 더 풍부하게 일어난다. 그와 동시에 와인에 담겨있는 많고 다양한 향 화합물이 알코올의 증발과 함께 강하게 발산된다.  그렇기 때문에 스월링을 통해 우리는 더 풍부한 와인에 숨겨진 복합적인 향을 느낄 수 있게된다.

 

2. 공기와 접촉하며 잠자던 와인을 깨우고 밸런스를 맞춰준다. (디캔팅 효과)

"잠자는 와인을 깨운다" 라는 말을 한번쯤은 들어봤을거다. 병 안에서 산소와의 접촉이 없던 와인이 오픈된 시점부터 공기와 접촉하며 산화작용이 일어난다. 하지만 고급 와인 또는 빈티지가 어린 와인들은 본연의 캐릭터를 뽐내기위해서 공기와의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야한다. 이를위해 디캔팅을 하는 경우도 있는데 디캔팅을 하면 빠르게 와인의 캐릭터를 발산시키고 맛의 밸런스를 맞출 수 있지만 너무 빠르게 변화하는 와인 앞에 아쉬움도 있다. 그래서 잔 안에서 천천히 와인의 변화를 감상하며 먹는 것 또한 하나의 재미요소이다. 그래서 굳이 디캔팅을 하지 않고 잔안에서 스월링을 하는 것이 부드러운 디캔팅 효과를 부여한다.

앞서 스월링을 하면 와인이 잔의 벽을타고 넓게 퍼져 돌면서 공기와 더 넓게 접촉한다 했다. 스월링은 이처럼 순간적으로 향을 풍부하게 발산하는 역할도 하지만 지속적으로 와인에 숨을 불어 넣는 역할도 한다. 일반적으로 고급 보르도 와인처럼 의도적으로 병안에서 오랫동안 숙성되도록 만들어진 와인의 경우 탄닌과 산도, 전체적이 구조감이 견고하기 때문에 충분한 숙성없이 당장 2018년의 보르도 와인을 먹을 경우 입이 지칠 정도의 견고한 탄닌과 산미, 강한 과실향이 느껴질텐데. 스월링을 통해 충분히 공기를 불어 넣을 경우 와인의 맛이 부드럽게 정리되고 조금 더 복합적인 향들을 느낄 수 있게 된다. 

 

디캔팅에 대한 심화적인 이론은 다음에 자세히 다뤄보겠다.

여튼 위의 두가지 이유로 와인의 스월링은 아주 중요한 테이스팅 기술이고 특히나 1번(와인의 향을 증폭시킨다.)의 이유로 우리는 필수적으로 스월링을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린 비싼돈 내고 그저 알코올이 섞인 포도즙을 먹는것과 다를바 없다.

 

다음 포스팅에서 스월링을 하는 방법을 제대로 배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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